안녕하세요.
까꿍갈매기입니다.
이번에 리얼킵 오더를 두점내고 미국까지 배송되어 오길 오매불망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손에 도착하였습니다.
리얼킵 오더에 대해 몇몇 분들이 후기를 올려주셨는데 저도 한번 최대한 가감없이 객관적으로 글럽에 대해 후기를 써보려 합니다.
물론 아직 실사 전이라 사용하면서 글럽에 대한 제 평은 달라질수 있겠으나 수령 후 조물딱 거리면서 느낀 점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오더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제가 글럽을 받으면 제일 먼저하는 일은 글럽 가죽을 보는 것입니다.
가죽의 특성을 살펴보고 향도 맡아봅니다.
이번 리얼킵 오더의 가장 핵심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최고등급의 가죽을 소유할수 있다는 점이었기에
가죽에 대해 좀더 세심히 관찰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리얼킵 오더를 주문했다는 글에 가죽이 어떻냐고 물어보시기도 했구요.
사장님께서 가죽 원단을 공개하셨고 또한 가죽쪽으로는 우리나라 전체에서 가장 투명한 분이라 믿기에
가죽에 대해서는 일본산 킵이란 100%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죽이란 같은 원피라도 어떤 가공을 거치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이 달라지기에
가죽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바가 이해되기도 합니다.
실제 많은 분들이 좋은 가죽으로 꼽는 미즈노 프로등급에 쓰이는 노쓰킵도 만든 시기, 가죽 색등등에 따라
같은 가죽이지만 그 느낌이 상이하기도 합니다. 실망스러울때도 있구요.
그래서 이번 리얼킵 가죽에 대해서 제 느낌을 써보려 합니다.
매장에서 볼때는 제 글럽도 아니고 해서 막 자세하게 보기는 조금 그래서 뭐가 어떻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제 글럽이니 좀 자세히 보았습니다.
일단 킵가죽 느낌 확실합니다.
보들보들하고 매끈합니다. 최고급 킵의 느낌 그대로입니다.
글러브 가죽 사진보고 좀더 자세히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글럽용 킵 가죽은 2000년대 중반 롤링스 프리퍼드 검정 가죽이었습니다.
부드럽고 매끄러우면서도 살짝 광택을 띄었죠.
하지만 코팅된 느낌이 아니라서 오일링을 해주면 부드럽게 스며드는 걸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좋은 킵가죽이라 생각했던 것은 예전 윌슨에서 나온 A2K 이전의 최고등급이었던 A2000 kip 시리즈에 쓰였던 킵가죽입니다.
광택은 위에서 언급한 프리퍼드보다 떨어져도 부드러움과 매끈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킵가죽 중에도 매끄럽고 부드럽지만 조금 과도한 코팅느낌으로 오일링시 오일이 뜬다는 느낌을 주는 가죽도 있고,
킵가죽중에서도 부드럽지만 매끈하지 못하거나, 매끈함은 좋으나 부드러움이 조화되지 못한,
탄탄하지만 찰진 느낌은 떨어지는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이번 리얼킵 가죽은 광택은 조금 덜하지만 부드러움과 매끄러움에 아죽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촉촉하니 유분이 충분히 느껴지도록 가공이 잘된 킵느낌입니다. 부드럽다보다 보드랍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느껴집니다.
덕분에 가죽 차제의 탄력이랄까 찰짐은 부드러움에 조금 가려집니다.
저는 빨강 파랑 두가지를 오더했는데 둘의 가죽 느낌은 아주 유사합니다. 눈 감고 두 글럽을 만지면 구별이 어렵습니다.
둘다 한국 가공 가죽에서는 느끼기 힘든 향긋한 가죽향이 좋구요.
다만 신기하게도 파랑이 조금 가죽냄새가 약하다는 점 정도가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겠네요.
빨강이 더 가죽냄새가 좋습니다.
가장 최근에 만져본 빨강 파랑 가죽이 롤링스 HOH 개인 오더였는데 HOH 오더에 쓰인 가죽보다 확실히 더 고급 가죽 느낌입니다.
제 글럽의 웹은 흰색 가죽이라 BBW 더블 진공처리된 스티어가죽이 쓰였는데,
BBW 가죽도 좋지만 리얼킵쪽이 확실히 가죽이 부드럽고 매끈한 확실한 차이를 느낄수 있습니다.
여튼 가죽에 대한 제 결론은 제가 만져본 수백개 글럽의 가죽중 최상위권에 위치해도 될 정도로 괜찮은 편이다 입니다.
이 가격에 이런 가죽으로 오더를 낼수 있는 기회는 정말 쉽지 않지 않을까 합니다.
가죽은 완전 합격점입니다.
다음은 글럽 자체에 대한 평가를 해보려합니다.
먼저 전체 평가는 무난한 글럽이라고 생각됩니다.무게감은 가벼운 축에 들어갑니다.
제가 가장 선호하는 글럽은 들었을때 무게가 가볍지 않지만 막상 손에 끼우면 발란스가 좋아서 가볍게 느껴지는 글럽인데
그정도로 발란스가 좋지는 않습니다만 글럽이 전체적으로 가볍습니다.
덕분에 발란스가 크게 좋다 나쁘다 얘기할 정도로 무게감이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끈피는 대만산 단면끈이라 하셨는데 제 예상보다는 괜찮은 끈피입니다.
일본산 중에서도 가끔 생산된지 오래된 녀석들은 끈피가 푸석하곤 한데 이녀석은 생산된지 오래지 않았는지
부드럽고 아직 유분이 충분히 남아있는 느낌입니다.
글럽 색상과 끈피색상도 완전 동일은 아니지만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는 맞추어져 있는 점도 좋구요.
마감의 경우도 특별히 흠잡을곳 없습니다.
물론 세세한 부분에서 지적할게 없을 정도는 아니며,
일제 최고등급오더에서 간간히 만날수 있는 감탄사가 나올만큼 예쁘게 빠진 글럽은 아닙니다.
20만원짜리 오더에서 일제 오더 퀄리티를 바라는 것은 무리겠지요.
하지만 자수도 깔끔하게 나왔고 대체적으로 무난합니다.
끈피 두께 조절도 어느정도 되어 있고 끈피 조립시 유격이나 장력 등등
세밀한 부분에서 특별히 눈에 거슬리는 부분없게 신경써서 만들었다는 걸 볼수 있습니다.
이정도 가격에 이정도 퀄리티면 가죽의 특장점을 제외하고도 무난한 정도는 됩니다.
글러브를 이리보고 저리보며 조물딱거리다보니 한가지 특징이 눈에 띄는데 글럽이 전체적으로 얇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하게 가죽이 얇다가 아니라 펠트와 심등 전반적인 글럽의 두께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엄지쪽은 평균적인 수준의 두께인데 새끼쪽은 평균보다 꽤 얇은 느낌을 느낄수 있습니다.
특히 검지손가락의 경우는 제가 만져본 수백개의 글럽중 1~2등을 다툴정도로 얇습니다.
엄지와 새끼를 제외한 손가락에도 심은 들어가지 않지만 펠트는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펠트를 엄청 얇은 것이 적용되었나 봅니다.
일제 연식 최고등급에서도 느낄수 없는 얇음입니다.
가벼움을 위해 얇게 만들었을수도 있고,
가죽이 부드럽다보니 두껍고 딱딱한 펠트보다는 가죽과 조화를 이루는 펠트를 사용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지금까지 대체로 괜찮은 점들 혹은 무난한 점들을 봐왔는데 이번엔 조금 지적하고 싶은 점을 한가지 써보려 합니다.
사실 중요한 불만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빨강 글럽의 경우는 괜찮은데 파랑 글럽의 경우 중지손가락 들어가는 쪽 손등부의 내피가 울어 있어서
글럽 착수시 중지 손톱위쪽에 이물감이 상당합니다.
오랜시간 착수하고 움직일시 아마도 통증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손가락이 들어갈때 이물감이 생기는 경우는
내피 재봉이 잘못되어 내피가 접히거나,
내피 가죽 자체가 울어 있는 것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사용했을때 나타나는데
글럽을 뒤집지 않는 이상 확실히 볼수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손가락으로 더듬어본 결과 이번의 경우 후자인듯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피 재봉의 문제일 경우 커버가 굉장히 힘들지만
단순히 울어 있는 것은 자꾸 만져주면 어느정도 커버가 된다는 점입니다.
받고 며칠 그 부분을 좀 누르고 비비고 하니 처음보다는 이물감이 좀 줄었습니다만
사실 좀 이런부분은 아쉽습니다. ㅠ.ㅠ
공장 사장님께 이런 부분도 세심히 케어해 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20만원대 초반 오더에 일제 오더에 떨어지지 않는 가죽...
여기에 일제오더 같은 글럽의 완성도를 바라면 도둑놈 심보인가요? ㅎㅎ
마지막으로 이건 불만이라기 보다는 이렇게 되었으면 더 좋았겠다.. 정도인데요.
웹쪽만 스티어가 쓰이다보니 가죽 발란스가 미묘하게 안 맞습니다.
웹쪽만 너무 거친 느낌이랄까.. 어느정도 예상했던바이긴 합니다.
전체적으로 킵으로 오더했으면 이런일이 없었겠죠. 그래도 디자인을 포기할수는 없었습니다. ㅎㅎ
길들일때 웹쪽을 먼저 부드럽게 하는 작업을 좀 많이 해야할듯 합니다.
다른 색상을 섞어 오더하려고 계획중인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결론으로 리얼킵 오더에 대한 총평은 최고등급 가죽으로 만들어진
적당한 완성도를 지닌 저렴한 가격의 개인 오더 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무난한 글럽을 저렴하게 만져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릴만한 글럽입니다.
이정도 가죽 퀄리티 글러브를 이 가격에 가지기가 거의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상 리얼킵 오더에 대한 리뷰였습니다. 오더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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